책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지루합니다. 아는 것은 즐겁지만 페이지를 넘기는 시간까지가 너무 고통스럽습니다. 특히 이 뒤에 약속이 있기라도 하면 마음에 안달이 납니다. 짜투리 시간에 여유롭게 책을 읽고 싶었어요. 그래서 신청했습니다.

열 한 시 시작해서 오후 여덟시 이십분까지, 하루 이틀. 삼일. 잘 늘지 않았습니다. 다른 분들이 일만 자는 우습고 십만 자까지 가는 상황에서 저는 예전과 다른 것도 느낄 수 없었죠. 다른 분들이 늘어가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데, 수요일까지는 괜찮았어요. 사실 그때까지는 마냥 해맑았죠. 그런데 목요일 날, 다른 분들의 말을 들으니 자괴감이 무럭무럭 자라더군요. 도망치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그래도 했죠. 금요일에 명상 들어가니까 다시 기분 좋아져서요. 뭐 마지막에만 할 수 있다면 되니까요!

하지만 마지막까지 잘 안 되더라고요.

슬프더군요. 마음같아서는 청주로 주거지를 옮기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학원 창고에서 먹고자더라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었다니까요. 하지만 이 글 보고 혹시 돈 버리게 될까, 하는 의심은 안 하셔도 됩니다. 정말요. 될 놈은 되고 안 될 놈은 안되는 게 아니라, 다 됩니다. 정말 다 되요. 열 명에 여덟아홉은 눈에 띄게 늘고, 한두 명에 속하는 저도 스스로 느낄 만한 성과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힘겹지는 않네다. 지금은 초짜랑 다른 게 없어도 원장님이 청주에 내려가서 수업 들을 기회를 주셨으니 어떻게든 시간을 낼 생각이고, 내려가지 못한다면 다음년도 캠프라도 갈 겁니다. 일년이 걸릴 수는 있어도 불가능하리란 생각은 안 들어요.

그치만 그 한 분이 저와 같은 후회를 하지 않고 열 명 중 여덟아홉 명이 열 명 중 열 명이 됬으면 하고 바랄 뿐이에요. 한두 분도 계속 하시면 분명 되겠지만 계속 하실 수 없는 분들이 있을 테니까요. 게다가 일주일은 갈팡질팡 하면 훅 지나가 버릴 만큼 짧고, 남들이 되는 동안 조금도 나아가지 못한다는 건 굉장히, 굉장히 충격적인 일이죠. 열 명 중에 한 두명이라니까요. 저 빼고 다 늘어 있다고요! 저는 제가 병원에 들어가야 할 정도로 멍청한 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들었어요.

하지만 슬프게도 저는 남겨드릴 게 없어서! 늘었다고 하지만 남들에 비하면 새발의 피, 벼룩의 간 수준이라서요! 그래서 저는 어떻게 후회를 피할 수 있을지 안 적을 거에요. 다른 분 후기를 추천하겠습니다. 주옥같은 말씀 남겨주시는 분들이 많이 보여요. 아, 이거 알고 갔으면, 더 빨리 갈피를 잡았을 텐데! 하는 팁들이요.

이 글을 보러 오시는 분들은 아마도 속독의 신이 믿을 만 한가, 아닌가, 싶어서 들어오시는 거겠죠. 뭐 어쨌든 들어오고 싶은 마음이 있으시잖아요. 그럼 수업 참여할 경우를 대비해서 노하우도 미리미리 챙겨주세요. 나중에 보고 공감하지 말고 지금 보고 가시면 좋겠습니다!